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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부 국가자격시험장) 제과기능사 실기 후기

브로콜리 2023. 8. 16.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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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이틀 전 14일에 제과기능사 실기 치고 왔음. 시험시간이 8:30분이라 진짜 오랜만에 일찍 일어남. 한 30분 전에 도착하는 게 좋대서 8시쯤 갔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놀람. 이미 꿈빛파티시엘옷(조리복)으로 환복하고 대기하고 있었다. 옷 갈아입고 허겁지겁 가니까 번호표 추첨하고 있었음. 번호표는 숫자가 써진 명찰인데 그걸 등 뒤에 달았음 ㅋㅋㅋㅋㅋ 그 번호 보고 바로 점수 매기는 거 같았다. 핸드폰은 번호 뽑으면서 바로 제출하고 품목 정리한 종이들도 몇 분 안 봤는데 다 집어넣으라고 함 ㅠㅠ 30분 전쯤 오면 준비 좀 하다 바로 시험장으로 가게 되네요.



시험장 올라가니까 오븐이랑 도구들 설명해 주고 바로 앞 마주 보는 테이블은 칸막이가 있었다. 내 오븐은 별로라던 3층이었음ㅋㅋ우유박스 밟고 올라감; 조작이랑 도구 설명 마치고 내가 시험 본 날은 브라우니가 나왔다. 1 단계법으로 제조하는 거라 쉬운 편(인 줄 알았는데 망한 사유는 뒤에 적겠음)이라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분위기가 분위기인 만큼 안 떨려고 했는데 엄청 떨리고 허둥지둥하게 됨.



처음엔 계량을 했다. 계량하는 용기는 처음부터 다 지정해 주고 큰 용기에는 밀가루 설탕등이 들어가고 바닐라향 같은 양이 적은 재료는 종이 위에 계량하면 됐다.

시험 시작하고 재료 푸러 재료 있는 곳으로 와다다 경보로 걸어갔다. 나중에 재료 반납하면 되니까 잔뜩 퍼오래서 왕창 퍼옴. 확실히 쟁반이나 바구니 가져가서 한 번에 들고 오는 게 이득이긴 함. 대부분 쟁반이나 바구니 가져왔더라. 그런데 코코아 파우더 가져온 거 책상에 쏟아서 아찔했음 하 ㅠㅠ 그리고 시험 끝나고 만난 사람 얘기 들어보니까 나중에 버터 가지로 갔더니 버터가 없어서 급하게 퍼줬다는 얘기 듣고 경악..ㅎㅎ 재료 채점하는 방식은 계량한 재료를 랜덤 하게 저울에 올리라고 하고 종이무게+재료무게를 얘기하면 감독관이 돌아다니면서 무게 체크함. 나는 바닐라향이 1g 더 많이 나와서 감독관이 종이 한번 들었다 놨다 하셨음. 나중에 들어보니 1g 차이도 감점이라고 한다 젠장. 솔직히 이 과정은 뭔가 의미 없는 거 같긴 했지만 시험이니까 이런 걸로 점수를 매길 수밖에 없겠구나 생각함.. 그리고 계란은 깨지 않고 개수만 맞춰 오면 됐다.

재료 안 맞는 사람들은 시험 시작하고 다시 계량하면 된다고 했다. 난 1g 차이니까 그냥 그대로 함. 중탕해서 계란이랑 설탕을 녹였는데 소금을 같이 안 넣었더라..? 감독관 지나가면서 하얀 가루를 빤히 보고 가길래 ㅋ 급하게 넣음.  감점이 됐겠지요. 그리고 순서는 헷갈려서 중탕한 초코부터 넣어야 하는데 가루부터 넣음. 넣고 나서 이상한 거 같아 초코 바로 잽싸게 넣었다. 그리고 반죽온도를 체크하라고 하더라. 온도가 초코 온도도 높더니 30도 넘어서 당황함. 그래서 식히려고 계속 휘핑하고.. 행주에 물 적셔오려고 했는데 감독관님이 온도 재라고 해서 30도의 따끈한 반죽 보여드림ㅋ 근데 이때 휘핑을 계속하면 안 됐던 거 같다. 글루텐이 잡혀서 실패 원인 중 하나가 됐던 거 같음. 어렵다 어려워.. 반죽은 빨리 끝나서 오븐에 넣고 자리정리 샥샥하고 설거지하러 갔는데 설거지도 줄 서서 해야 했다 ㅎㅎ

어느 정도 시간 지났을 때쯤 오븐 확인하러 간 순간 윗부분이 빵빵하게 부풀어 터져 있는 내 브라우니를 확인 한 순간 음 이곳을 한번 더 와야겠군 느껴졌다ㅋㅋㅋㅋ 35분 정도 굽고 식힘판에 담아 온 브라우니는 더 처절했는데. 하나는 위로 부풀어서 아래에 큰 구멍하나가 나있고 다른 하나는 좀 낫겠지 하고 뒤집었더니(제출할 때 하나는 그대로 하나는 종이 벗기고 뒤집어서 제출이었음) 연탄처럼 구멍 다섯 개 정도가 빵빵빵 뚫려있었음. 온실 속 화초처럼 학원에서 평화롭게 만들 때는 보지 못한 비주얼이었음. 구멍 생기고 밑에 싱크홀 크게 난 걸 구멍 없앤다고 손으로 눌러도 소용이 없었다. 나중에 시험장 나가서 만난 사람도 나랑 똑같이 튀어나온 거 눌렀다고 해서 웃겼음 ㅋㅋ ㅠㅠ안 웃겨.. 하.. 뭐 어쩔 수 없어서 제출하러 가서 다른 사람 것도 봤는데 다들 구멍 하나씩 가지고 있길래 의아했는데 은근 브라우니가 까다로운 품목이라고 하더라. 그나마 이게 쉬운 건데 다른 건 얼마나 더 힘든 걸까…

시험결과는 일주일좀 넘어서 발푠데 그날이 다음 실기 접수날임ㅋㅋ 찾아보니 9시쯤 결과 확인하고 떨어지면 또 신청하면 된다고 함ㅋㅋㅋ 재시험 너무 귀찮은데 턱걸이로라도 합격해 주면 좋겠다. 집 와서 너무 짜증 나서 베이킹 관련된 거 쳐다보기도 싫었음.. 내 힐링 베이킹이 지옥에서 온 베이킹이 됐다. 큰 기대는 안 하지만 붙여주세요.. 증 하나 만드는 게 쉬운 게 아니구나 다시금 느끼게 되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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